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            
영주 새소망 치과의원  원 장  조     천

매주 화요일이면 우리 치과는 오전진료가 없다.  화요일 오전이면 나는 좀더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무관심에 익숙해져 관심 받는 다는 것에 오히려 어색함을 드러내는 그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3번의 검문과 6개의 철문을 지나야만 한다.  벌써 3년째 받는 검문이지만 이제는 익숙할 때도 되었건만 검문을 받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내가 만나는 특별한 사람들은 바로 청송 감호소 감호인 들이다.  나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서 영주에서 청송 200리길을 매주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언제까지 달려야 할지...  바램은 감호소가 없는 좋은 세상이 왔으면 한다.  청송 감호소는 일반교도소와는 달리 누적된 유사전과의 중죄인 수용소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며 가족과의 관계도 거의 끊어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따뜻했고, 치료에 임하는 자세도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한번은 순번에 의해 진료실로 온 30대 중반의 환자는 굳이 진료를 안 받고 외진(감호소의 허가를 취한 후 감호인 한 명당 감호소 직원 3명이 호송하여 안동 등의 병원으로 자비로 진료를 받을 수 있음)으로 진료를 하겠다고 하여 상담한 즉, 석 달 전에 아주 심한 통증이 있었는데, 자기가 봐도 충치가 먹었는데 지금은 안 아픈 것이 이상한 병이 아닌가하여 감호소내의 공장에서 일한 돈을 모아서, 이젠 치료비로 몇 만원 모았으니 외진을 하려한다는 것이다.  한참 설득을 하고 치료를 해주었다.  그 다음주 근관치료를 위해 다시 온 그 환자의 가슴품 속에서 비닐봉지에 싼 아직도 따뜻한 군오징어를 꺼내 주는것 아닌가!  몇 년간 진료를 다녔지만 매우 특별한 선물이었다.  군오징어! 그 흔한 오징어가 그날 따라 나의 가슴을 뭉클케 하였다.  감호소 매점에서는 한 마리에 천원씩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두 마리를 받았으니 값으로 따지면 이천원이지만 그들의 품값으로 계산하면 하루 일당에 해당한다. (감호소내 여러 공장이 있는데 수련정도에 따라 2000원-3500원의 일당을 받음) 가슴에 품고온 따뜻한 군오징어..  나는 그 어느 선물보다도 잊지 못할 정성이 담긴 군오징어를 받은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매주 화요일!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그들에게 달려 갈 것이다.  갇히고, 닫히고, 멍들고, 찢기고, 외로운 그들에게 사랑과 소망을 주는 이웃이 되기를..  올바른 치솔질 등 홍보물을 제작해준  경북 치과의사회에도 감사한다.  미약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2004. 1